THE JOURNAL / VOL. 01
KEYS.
ESSAY 018

개업은 미뤄졌지만, 피아노는 남았다
가게를 준비하다 보면 일정표대로 되지 않는 일이 생긴다. 가고시마 교외의 Junkokudo에서는 중고 스타인웨이 피아노가 그랬다. 그 한 대를 구입하면서 개업이 늦어졌다고 한다. 개업을 기다리는 집 안에 먼저 들어온 악기였다.
점주 하시구치 다쿠로는 대학 빅밴드에서 테너 색소폰을 연주했다. 직장 생활을 거쳐 교사로 일하면서도 음악을 듣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 했다. 오래된 집을 고쳐 2016년 문을 열기까지 준비한 시간이 길었다. 피아노 때문에 조금 더 기다리게 된 가게는, 이후 클래식 연주와 대관으로 손님을 맞게 됐다.
음반으로는 1950~60년대 재즈를 충분한 음량으로 듣는다. 마스터가 직접 손본 ALTEC A7이 중심에 있고, 좌석은 대화를 나누는 곳과 집중해서 듣는 곳, 혼자 머무는 곳으로 용도를 달리했다. 한 채의 집 안에서 음악을 듣는 자세가 여러 가지로 나뉜다.
처음에는 개업을 늦춘 물건이 문을 연 뒤에는 사람들을 불러 모았다. 녹음된 연주를 들으러 오는 날도, 피아노 연주를 만나러 오는 날도 생겼다. 가게를 다녀간 뒤 무엇이 기억에 남을지 고를 수 있다면, 그 피아노를 한 번 더 바라보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