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JOURNAL / VOL. 01
AFTER.
ESSAY 015

퇴직하고 나서 고른 일
퇴직 뒤에는 무엇을 하며 하루를 보낼까. 지바의 Cafe Relaxin’에서 스즈키가 택한 일은 음악 카페였다. 쇼와노모리 공원 입구에 높은 천장과 피아노, 큰 스피커를 갖춘 공간을 마련했다. 2024년에 이곳을 찾은 まのじ33은 점주에게 2018년 개업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적었다.
공간을 준비하는 데에는 좋아하는 음반을 모으는 것 이상의 일이 필요했다. 회벽과 흡음재, 콘크리트 무대로 소리를 다듬었다. 음악을 틀 방을 자기 귀에 맞게 손보는 일이다. 은퇴하고 남은 시간을 채울 취미라기에는 손이 꽤 많이 가는 선택이었을 것 같다.
낮에는 식사와 대화를 곁들이는 카페, 밤에는 재즈에 집중하는 곳으로 운영 방식을 나눴다. 같은 방에서도 시간에 따라 손님이 머무는 이유가 달라진다. 공원에 왔다가 커피를 마시는 사람도 있겠고, 음악을 들을 생각으로 저녁을 비워 두는 사람도 있겠다.
まのじ33의 후기에서 가장 마음에 남는 대목은 장비가 아니다. 음악 취향을 이야기하자 마스터가 콘트라베이스 음반을 골라 주었다는 일이다. 깊게 볶은 커피와 높은 천장 아래의 소리도 좋았지만, 그런 한 장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누군가 좋아할 음악을 찾아 주는 일로 보내는 하루. 스즈키가 고른 퇴직 후의 생활을 조금 알 것 같다.